바로바로 어제, 5사단 신교대 수료식을 다녀왔다.
연천까지 거리가 그리 멀진 않으나, 출근시간에 길이 막힐 수 있으니 엄마가 일찍 나가자고 하더니,
그걸로 부족해서 6시에 나서잔다...... → 실제론 5시30분 경에 출발하였다. 우리집은 목동...
학교 갈 때도 저 시간은 꿈나라인데, 일어나서는 씻고 전날 미리 챙겨놓은 먹을거리 입을거리 등등 챙겨서는 차에 올랐다.
내부순환도로를 타고 갔는데, 이른 아침이라 길이 막힐 일도 없었고 잘 갔다.
물론 출근시간 겹치면 서울 시내는 꽈악 막히겠지.
이전에 정릉에 살았었는데, 정릉까지 그것밖에 안 걸리고 도착할 수 있는지 처음 알았다...
연천에 부대 앞에 도착했더니 7시가 조금 넘은 시각.
부대 출입은 8시30분 부터 가능하다.
아침도 먹지 않고 왔기에, 유명하다고는 하나 아침부터 국수를 먹을수는 없어 패스하고,
근처의 해장국집으로 가서 아빤 소국밥 나와 엄만 순두부찌개를 먹었다. 그닥 맛있지는 않았던 듯.
그리고 나서 8시가 가까워져 부대 근처로 돌아가, 국수집에 차를 세우고 기다리려고 했더니
이미 차 다섯 대 정도가 줄을 서고 있더라. 우리도 그 뒤로 차를 세우고는 8:30이 되길 기다렸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그렇게 일찍 올 필요는 없다.
306보충대에서 차를 뺀다고 한시간을 기다린 것과 달리, 이번 수료식은 200명이 안되는 인원이 치루기도 하고.
틈을 만들어놓고 주차를 하기 때문에 늦게 와서 세워도 문제 없이 일찍 나갈 수 있다.
→ 사실 엄마는 동영상을 보겠다는 의지로 가득했음.
연변장을 지나 신막사 건물 1층 및 2층에서 동영상을 9시부터 10시까지 보여준다.
막상 수료식 인원들이 나오는 동영상은 몇분 되지도 않고, 신교대 카페에도 올려주기 때문에 굳이 볼 필요는 없을듯하다.
나머지 영상들은 안보교육을 위한 영상, 사단부심을 드높이는 영상 등이 되겠다.
신막사로 안내에 따라 움직이는데 마침 나오는 군인 애들을 보면서 아들 찾겠다는 엄마들..
가슴팍에 달린 이병 따까리는 안 보이나보다... → 아마 심화교육 중인 교육생들인 듯
그리고는 10시까지는 못 나가게 하더니, 한 9시 40분쯤 되니 드디어 수료식을 받을 훈련병들이 줄을 서서 나가기 시작한다.
딱 10시가 되기 이전에도 나가게는 해주기도 하고, 영상 안보고 연변장에서 자리 잡고 기다리고 계신 가족분들도 많다.
그제서야 나가서 양옆쪽으로 세워놓은 판을 보면 줄 선 위치가 프린트 되어 있어, 그걸 보고 동생이 보이는 위치로 이동했다.
약 30분간 예행연습을 하면서 동생은 엄마를 발견하고는 피식피식 웃어된다.
10:30 수료식 시작
약 10분쯤 후에 바로 계급장을 달아주는 행사가 있어 동생이랑 짧게나마 인사를 하고는 11시경에 수료식을 마쳤다.
소대 애들이랑 다들 친해져서는 소대끼리 사진을 찍기도 하고, 생활관 동기들이나 친한 전우랑도 사진을 조금 찍는다.
그리고는 차를 이용해 미리 예약해둔 곳으로 이동.
한우풍경 신라가든이라는 곳인데 많이들 예약을 해 놓긴 하더라.
예약을 해 놓으면 미리 세팅이 되어 있고 그렇지 않을 경우 와서 자리를 잡으면 된다.
예약석이 많긴 했지만, 가득 찰 정도는 아니었다.
한우이다보니 엄마 아빠가 종류별로 골라와서는 거의 10만원을 썼다고 하더라.
나와 동생은 미리 들어와 있어서 정확한 가격은 모르겠지만 -
농협인가 축협인가에서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자리세는 성인 1명이 3000원이었다.
원래 밥이랑 고기 같이 먹는데, 그냥 고기만 먹어도 배 부를 정도로 엄청 먹었다 @@
옆테이블 가족이랑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무려 창원에서 올라오셨다고
다행이 전날이 한글날로 공휴일이었던지라 전날 올라와서 하룻밤을 이곳에서 묵었다고 한다. 대단한 정성이다.
창원으로 갈려면 10월에 들어갔으면 될 것을(... 사촌동생 후임 될 뻔 )
일찍 가겠다고 306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이야기를 조금 나누다가 냉면까지 시켜 먹고는 미리 예약해둔 상승회관으로 이동!
TIP 이것들도 부모님들이 맛있는거 사줄 것을 아니깐, 아침은 허투루 먹고 나온다고 한다. 배를 비워놓았다며 자랑스레 얘기..
열쇠부대 마크 자랑하면서 자랑스러워 하던 동생
그 신라가든에는 야외에 앉아서 과일 등을 먹을 수 있도록 해주는데, 편한 곳에서 먹고 싶다던 동생에 말에 따라 회관으로
물론 회관 자체는 군 시설이긴 하나, 2층의 방을 예약하였고(3인 기준 12,000원) 이 녀석은 방에 들어가서 복귀 할 때까지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는다 ㅋㅋㅋㅋㅋ
과일의 경우는 많이들 싸가기도 하고, 나도 여기저기에서 싸가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엄청 준비해갔는데
동생 말로는 사과 통으로 하나 나온거 이외에는 먹은 적이 없다고 한다.
전날 코스트코를 털고 시장을 한번 더 털어서 과일 대란
사과, 배, 감, 귤, 골드키워, 파인애플 이 정도 가져간 것 같다.
사과는 나와서 그런지 그닥 입에 대지 않고 골드키워는 원래 좋아하기도 했고 달달하게 잘 익어서 잘 먹더라.
그리고 파인애플도 코스트코에서 샀는데
반이나 먹을까 싶어 고민했던 엄마의 걱정이 무색하게 90% 이상 먹었다. 거의 빈 통이 되어서 돌아왔다.
그 이후로는 제주도에서 나나 삼촌이 가져온 초콜렛들도 조금 먹고,
일본에서 사온 킷캣 녹차맛이랑 말차맛이 맛있다고 엄청나게 먹어대더니,
풋쵸도 먹고 먹고 또 먹고 훈련소 복귀할 때까지 먹었다.
뭐 기름진 걸 갑작스레 먹어 탈이 나는 경우가 있다더니 이 녀석한테는 전혀 해당이 안되는 모양.
그래도 챙겨간 매실 조금 타 먹이긴 했지만.
TV가 훈련소에는 없다보니 조금 보다가,
침대도 있고 방도 좁지도 않고, 뒹굴 거렸다. 나나 엄마랑 아빠는 아침에 일찍 일어난 부작용으로 번갈아가면서 잠에 들고
동생 혼자 깨어서 카톡하고 입에 초콜렛 집어 넣고를 반복하더라. 노트북은 가져갔지만 쓰진 않았다.
저녁은 나가서 먹고 싶지 않다고도 했고, 나갈려고 챙기는 것도 일이고
이 녀석은 초콜렛들이 아까워서 다 먹어야겠다고 난리이고 해서 엄마랑 아빠가 나가서 죽을 사왔다.
엄마가 옆에 피자집도 있는데 먹을래? 했더니 피자는 괜찮단다. 아직 군인 덜 된 모양.
요즘 본죽의 죽들이야 뭐 멀건 흰죽도 아니고 제법 맛있게 먹었다.
또 코스트코에서 치즈케익 산 것을 거의 반이나 먹고 왔다.......
그리고 다시 과일 대란
저녁을 먹고는 복귀할 시점이 가까워져서는 (7시까지 복귀하라고 했다)
짐을 좀 챙기고 동생은 가지고 복귀할 것들을 챙기는데,
소대장이 이야기하길 수첩이나 펜, 통합로션, 비누까지는 챙겨도 된다고 했다고 한다. 폼클렌징도 안된다고 했다고.
소대마다 소대장에 따라서 다른데 자기네는 FM이라고.
그래도 면봉이나 펜과 더불어서 네임펜(요즘 네임펜도 두꺼운게 나오더라), 일본에서 공수해온 동전파스, 훔치다시피 뺏어온 위장크림 등 일부를 챙겨 들어갔다. → 위장크림은 각개전투할 때 사용했는데 심화훈련때도 있다며.
들어갈 때보니 조그만한 쇼핑백을 들고 들어가는 이들이 대부분이기도 하더라.
놓고간 나머지는 자대가면 보내주기로 하고, 자대도 중대까지 나왔던데 GOP 올라가 있는 대대는 아니라 연천을 또 들릴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지금 집은 그냥 먹을거 대란.
냉장고의 반이 과일인듯.
처음 입영식 때 걱정했는데, 지금은 그닥 걱정은 안된다.
소대애들이랑도 잘 지내는 거 같고. 수료식 준비하면서 베레모 각 잡는다고 모자 만지락 거리는 게 귀엽기도 하고.
막 새로 들어온 신병들 베레모를 빵모자로 쓰고 다닌다고 귀엽단다..... ㅋㅋㅋㅋ
그리고 뭐, 언제 한번 신병휴가 이전에 면회가면 되지 뭐
190명이 조금 넘는 숫자가 이번에 수료식을 했는데 모두들 면회 신청을 했다고 한다.
원래 일주일 전만 해도 동생네 소대에 한 명이 부모님이 오시기 힘든 상황이라 홀로 남을 뻔 했다고,
소대원들이 먹을거 몰래몰래 숨겨서 들어가자는 이야기를 했었다고 한다. 다행이도 일주일전에 갈 수 있을 것 같다 연락이 왔고 전원이 면회를 하게 되었단다.
인터넷편지도 여자친구가 있으면야 여자친구들이 하루에도 몇통씩 보내주기도 하고 하지만. 나이 조금 있으신 부모님들은 인터넷편지의 존재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아, 제대로 못 받는 친구들도 많다고 한다. 동생도 첫편지에 다음카페에서 편지 쓸 수 있어, 이런 얘기를 담아 보냈는데 9월2일인가 보낸 편지를 추석 전날인가에 겨우 받아보았다. 그제서야 카페 인원이 늘어난 이유를 알 것 같더라. 엄마가 카페 죽순이처럼 지내서 저 녀석이야 편지를 날마다 받았겠지만...
5사단이라는 키워드로 많이들 블로그를 방문해주시고, 문의도 많네요.
동생은 현재 수료식을 마치고 군 복무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혹시 수료식이나 관련해서 궁금하신 것이 있다면 댓글이나 방명록에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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